올해 3월에 인쇼로 구입했던 크로커스.
받자마자 토분에 분갈이해주고
잘했다고 엄청 뿌듯해했었다.
ㅋㅋㅋ 바보 ㅋㅋ
하지만 그때는
'과습 막으려면 토분!'이라는 것 밖에 몰라서 저게 최선인 줄 알았음 ㅠ
비주얼은 너무 맘에든다.
역시 초록이는 토분에 있는 게 젤 예쁨
꽃망울도 쫙쫙 올리고 귀여움 난리나서
예뻐할 수 밖에 없었던 겸둥이
과습 안 되게 매번 흙 만저가면서 물 주고
꽃 피는 식물은 햇빛 받는 게 중요하다고 해서
해 좋은 시간에는 가장 밝은 자리에 놔주고
애지중지 키웠다
보라색 꽃이 피었다.
꽃 너무 귀엽잖아 ㅠㅠ
그런데 4월 말 즈음 갑자기 기온이 따뜻해지는 날이 며칠 계속 됐더니......
갑자기 애가 팍 시들어 버렸다...
안돼에에 ㅠㅠ
나중에 알고 보니 나같은 식물 초보는
크로커스 같은 구근 식물을 토분에 심지 않는 게 좋단다.
요즘 열심히 시청하고 있는 엄마의 가드닝 채널에서 알려주시기로는
토분은 물이 빨리 마르고, 햇빛을 강하게 받을 때 토분 내 흙 온도가 플라스틱 분이나 도자기 분보다 훨씬 높이 올라간다는 특징이 있단다.
구근 식물은 흙의 온도가 높아지면 휴면기에 들어가기 때문에 꽃이 빨리 지고 금방 시들어버린다.ㅠ
그렇게 너무 일찍 휴면기를 향해 길을 떠나버린 보라둥이 크로커스
이왕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지.
예상보다 많이 이르긴 하지만 구근 수확 루트로 간다.
다 시든 뒤에는 잎까지 바싹 마를 수 있게 물 안 주고 그늘에 방치했다.
그리고 5월 쯤 수확한 크로커스 구근.
세 덩어리다.
가장 큰 놈은 모구에 자구가 네 개 붙었다.
얘는 두 개.
마지막 하나도 옹기종기 네 개가 붙어있다.
그나저나 뿌리 엄청 기네 ㅋㅋㅋㅋㅋ
그리고 발견한 프리지아 구근...
사실 이건 올해도 아니고 작년에 키우던 화분인데
이때 구근 식물이고 물주기고 아무것도 모를 때라
그냥 프리지아 한 철 보고 그대로 방치해두었다.
꽃 시들고 이파리도 바싹 마른 뒤에 윗 부분만 잘라 내 버리고 흙을 그대로 내버려 뒀다. 귀찮아서 ㅋㅋㅋ
근데 그게 다행이었음.
구근 식물이라는 것도 모를 때라 화분 비운다고 엎었으면 흙 버릴 때 구근도 같이 버렸을 거다.
쨌든 구근은 화분 안에 고대로 앉아서 베란다에서 겨울을 보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올 해 봄.
사실 요때 새 흙에 잘 심어주거나 물이라도 잘 줬으면 구근이 싹을 제대로 올렸을 텐데
암것도 모르는 초보는 이 화분에는 거의 물을 주지 않았다. ㅠㅠ
그리고 이제 여름이 다 되어서.
갑자기 식물에 미쳐버린 초보 식집사가 화분이 모자라서 흙 비우다가 발굴(!)한 프리지아 구근!
앗. 구근!!
요즘 크로커스 때문에 이것저것 공부했던지라
구근이라는 걸 바로 알아봤다.
살았는지 모르겠지만 혹시나 싶어서 흙을 털어냈더니 나타난 귀욤귀욤한 구근들
원래 작은 건지 내가 방치해서 작은 건지 모르겠지만
크로커스 구근 옆에 두니 진짜 아가아가하다 ㅋㅋ
쨋든, 그렇게 구근 수확 완료.
수선화 화분도 하나 있는데 수선화는 수확하는 것 보다 그 화분에 그대로 두는 게 더 좋다고 해서 파지 않았다.
구근들은 저 상태 고대로 보관.
신문지에 싸서 북향 베란다 창가에 뒀다가
여름에 비 들어치면 곤란할 거 같아서
양파망 소독한 뒤 그 안에 넣고 창문 앞 문고리에 걸었다.
아, 양파망, 파망 쓸 때 꼭 소독하고 써야한다.
양파나 파 살 때 같이 딸려오는 흙에 응애나 응애 알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그냥 사용하면 뿌리가 응애에 오염될 거다.
자, 초보 식집사 첫 구근 수확 끝!
이제 가을되면 잘 심어줘야지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