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 목표: 쟁기자세
문화센터에서 요가를 시작하면서, 내 올해 목표 중에 '쟁기자세에 성공하기'가 생겼다. 다른 자세들은 어려워도 어떻게 비슷하게라도 흉내는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완벽하게, 전혀, 1도 따라 할 수 없었던 건 지금까지 수업하면서 쟁기자세가 유일했다. 뭐, 이렇게 써 놓으면 내가 무슨 요가 달인 같은 느낌이지만, 내가 듣는 수업은 모두 초급반 Level 1 수업이다. 그 얘기는 쟁기자세도 초급반 Level 1에 해당하는 쉬운 자세라는 말이지. 아 근데 왜 나만 안됨? 그래서 더 불타오름.
드디어 흉내내기 성공
문화센터 요가 수업을 들은지 6개월, 동네 요가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지 한 달. 오늘 드디어 쟁기자세를 비슷하게 흉내 내는 데 성공했다. 한 20분 정도 양쪽 다리를 풀어주고 두 다리를 모아서 한 번에 머리 위로 넘겼다. 그리고 양 손으로 허리를 받치며 밀어줬다. 그러니 45도쯤에서 대롱거리던 다리가 뒤로 확 넘어가더라. 맨날 선생님들이 허리를 밀어주라고 했었는데 그 말이 무슨 동작을 말하는지 감을 못 잡았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허리를 손으로 받쳐주며 미는' 동작을 한 것 같다. 허리가 들어 올려진 상태로 지탱이 되니 다리가 수월히 넘어갔다.
물론 발가락이 땅에 닿지는 않았다. A+ 자세는 발이 머리 뒤쪽 바닥에 닿는 거라고 했다. 그래서 무릎이 이마 위에 와 있는? 물론 그런건 나한텐 아직 어림도 없지. 나는 발을 땅에 댈 수 없었고 무릎은 내 코 정도에 와 있었다. 머리 위를 볼 수 없어서 정확히는 못 봤지만, 느낌상으로는 머리 위쪽에 가깝게 발이 떠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이게 어디야. 선생님이 잡아주지 않았는데 내가 스스로 다리를 넘기고 허리를 들어 올릴 수 있었던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다리가 넘어간 덕에 뱃살이 접혀서 숨쉬기가 좀 답답했지만, 엄청난 성취감이 들었다.
쟁기자세를 성공하려면 뱃살을 빼야할 듯
어설프게나마 스스로 쟁기자세를 흉내낸 기념비적인 순간인데, 사실 막 감동에 젖어 있지는 못했다. 뱃살이 접혀 눌리고 있어서 호흡을 유지하려면 숨을 엄청 크게(?) 쉬어야 했기 때문이다. 아니 아직 반쪽이긴 하지만 무려 쟁기자세에 성공했는데 뱃살이 접혀서 숨쉬기가 힘들다니 이거 너무 안 멋있다. 뭔가 김 빠지는 느낌이었다. 쟁기자세 성공하면 나 스스로가 엄청 멋지게 느껴질 것 같았는데 이게 뭐람.
요가 선생님 중에 엄청 마른 분도 계시지만 적당히 통통하신 분들도 계신다. 사실 막 마른 분들 보다는 적당히 체형이 있는 분들이 참 건강해 보이고 좋다. 그게 다 근육이겠지. 멋져! 나도 그렇게 건강하고 유연한 몸을 가지고 싶어서 요가 수업을 듣고 있다. 그런 분들 보면 허벅지가 굵은 분은 계셔도 배가 나오거나 뱃살이 쳐져있는 분은 못봤다.
목표인 쟁기자세에 정말 성공하기 위해서도 불편감을 줄 정도인 뱃살을 없앨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정말 건강하고 예쁜 몸을 만들기 위해서도. 지금까지 삶의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에 앉아서 보냈고 운동이라고 부를만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 지도 얼마 안 돼서 그런지 복부엔 근육이 부족하고 살이 많다. 인바디를 해보면 팔다리는 근육량이 정상이라고 나오는데, 복부는 항상 부족하다고 뜬다.
어디서 들었는데 가장 약한 부분, 취약한 부분을 보호하기 위해 몸이 그 부위에 지방을 축적해서 살을 찌운다고 한다. 그러니까, 내 복부에 근육이 부족하고 가장 운동량이 적은 부분이라 그 부위에 더 지방이 많이 축적된걸까? 근데 그건 어떻게 빼는 거지?;;
요가 학원 한 달: 주 3회는 성공, 주 4회는 실패
오늘로 요가 학원을 다닌 지 딱 한 달이 됐다. 원래 목표는 학원 주 3회, 문화센터 요가 주 1회 출석으로 주 4회 요가를 가는 것이었다. 실제로 한 달을 보내고 나서 보니 주 4회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학원 주 2회 + 문화센터 요가 주 1회로 주 3회만 성공했다.
학원 수업 중에 Level 1 수업들을 골라서 들으려다 보니 시간을 맞추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래서 수업 일수를 늘리기 위해서 월 말쯤에는 Level 2 수업도 들어봤다. 확실히 Level 1보다 어려웠지만, 그래도 따라가기가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번 달부터는 고레벨 수업도 조금씩 섞어 들으면서 수업 횟수를 늘려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