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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후기/책_음악_공연

[북리뷰] 여행으로 먹고살기 - 정말 여행으로 먹고사는 방법을 알려주는 실용서

 

직업으로서의 '여행 크리에이터'를 말하는 책이 궁금했다.

여행 콘텐츠를 다루는 크리에이터 분야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데, 몇몇 개인 블로그 글을 빼고는 정보를 얻을 곳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었다. 그러던 중 '여행으로 먹고살기'라는 책을 알게 됐다. '먹고살기' 시리즈는 이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대부분 '출판번역가로 먹고살기', '칼럼니스트로 먹고살기', '속기사로 먹고살기'처럼, 조금 익숙하지 않아서 정보를 얻기 어려운 분야이긴 하지만 분명히 직업의 영역을 다루는 책들이었다. 비슷한 제목으로 '여행작가로 먹고살기' 라는 책이 있었는데, 이것도 어쨌든 여행이라는 특수 분야이긴 하지만 '작가'라는 직업군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번 책의 제목은 이전 책들과 좀 달라 보였다. 특정 직업을 말하는 게 아니라 "여행으로" 먹고사는 이야기라니. 궁금해져서 책 제목을 자세히 봤다. 제목 앞에 '상위 1% 블로거, 유튜버의'라는 꾸밈 글이 있다. 아하. 여행 콘텐츠를 다루는 크리에이터에 대한 내용이 나오겠군!!

 

직업으로서의 여행: 진짜 여행으로 먹고사는 내용을 다루는 실용서

드디어 책이 도착했다! 택배가 왔을 때 진짜 엄청 설렜다. 받아보니 그냥 사진 보면서 편하게 읽는 여행 에세이가 아니고, 진짜 어떻게 여행으로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해 말하는 실용서에 가까웠다.

나는 개인적 감성과 감정이 너무 가득 담긴 글은 그닥 즐기지 않는다. 공감하기 어려운 경우, 뭔가 과한 것 같고 오글거려서 불편하다. 그래서 여행 에세이를 잘 못 읽고 쉽게 싫증을 내는 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실제로 여행하며 먹고사는 사람만 해줄 수 있는 조언과 실용적인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책을 읽는게 매우 즐거웠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내용들이 정말 많아서 읽는 내내 줄도 쳐 가며 꼼꼼히 봤는데도, 받은 그날 하루 만에 다 읽어 버렸다.

이 책은 정말 '여행하는 직업' 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주로 다루는 직업군은 '여행 크리에이터(블로그, 페북, 인스타, 유튜브 등 활용)'와 '여행 오퍼레이터(여행사 관련)'. 각 직군(?) 별로 상세한 팁을 소개하고, 실제로 그 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여행하는 직업'의 장단점을 솔직하게 다룬다. 

여행 크리에이터에 대해 소개하면서, 사용하는 플랫폼들을 비교하고 특징들을 설명하는 부분들이 흥미로웠다. 각 플랫폼 별로 장단점을 정말 자세히 소개한다. 단순히 여긴 광고 붙이기가 쉬워, 저긴 관리가 어려워 같은 수준이 아니라 각 플랫폼의 현재 입지(또는 신뢰도), 게시물 형식, 수익으로 이어지기 위한 작동방식부터, 각 플랫폼을 이용하며 느꼈던 어려움까지 다양하게 다뤄줘서 좋았다.

 

 

여행으로 먹고살기 위해 꼭 필요한 성실함과 꾸준함, 그리고 직업이라는 인식

직업에 대한 소개나 팁도 좋았지만, 글 곳곳에서 보이는 작가의 성실함을 배울 수 있는 것도 좋았다. 4년 동안 1년에 360일 정도는 꾸준히 블로그에 1일 1포스팅을 했다는 내용에서 아주 놀랬고, 똑같은 컨텐츠를 만들어서 올려도 플랫폼의 특성에 맞게 최적화(?) 편집을 해서 올린다는 부분도 인상 깊었다. 말이 쉽지, 저렇게 하기는 정말 어렵다. 대단한 정성과 성실함이다. 여행이 직업이 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이 '성실함'과 '꾸준함'이라는 메시지도 함께 주는 책이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작가가 여행 관련 강의를 할 때 강의비를 정하는 부분이었다. 강의비 책정 자체에는 별 특별할 내용은 없었지만, 강의비를 '본인의 직업적 활동의 결과에 대한 합당한 보상'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컨텐츠와 경험, 노하우의 가치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제한된 시간에 내가 그동안 경험했었던 노하우를 모두 알려주는 시간이기 때문에, 그간 쌓은 노하우를 생각하여 강연료는 본인의 커리어에 맞게 설정해 놓아야 한다."는 말. 정말 맞는 말이다.

가치를 분명히 인지하고 있고, 이에 대해 확신이 있어야 비용을 요구할 수 있다. 돈을 받게되면 그때부터는 확실히 직업의 영역이 된다. 당연히 돈을 받은만큼 일도 철저해야 한다. 그러니 본인의 경험과 노력의 산물을 전달하는 과정을 헐값에 취급해서는 안된다. 작가도 "강의를 열정페이로 진행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말라고 권하는데, 본인에게도, 강의로 생계활동을 하는 다른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게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재능기부 같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본인의 '직업'을 열정페이로 다루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직업으로서의 여행을 말할때 꼭 다뤄야 하는 중요한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좋은 정보들에 비해 사진은 조금 아쉽지만...

책 속 사진들 중 일부가 너무 저화질이거나 흑백이었던 부분은 조금 아쉽다. 책 뒷편에 여행오퍼레이터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사진들을 대부분 흑백처리 해 두었는데, 너무 옛날 책 느낌이 나서 좀 이상했다. 옛날 사진들을 보여주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던 것 같긴 하지만, 뭔가 20년 전 한비야씨 여행기 느낌? 전반적으로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사진의 화소나 컬러, 배치 등이 들쭉날쭉한 느낌이라 통일감 있어 보이지 않았다. 좋은 정보글에 비해 사진들이 좀 아쉬웠다.

 

여행 크리에이터는 사람들이 인식하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직업이고, 여행 오퍼레이터 역시 관련 정보가 흔하지 않다. 해당 직업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정말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관련 정보가 필요했던 나에게는 아주 반가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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